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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어학공부에 대한 열정만 가득해서 지금까지 기웃거린 외국어가 다섯손가락을 넘는데 중국어까지 시작한다면 깔짝리스트에 1개만 더 추가 될 것 같아서 그동안 참고 있었다. 하지만 영어를 제외하면 한국인에게 배워서 가장 쓸모있는 제2외국어는 중국어이긴 하다. 평상시 중국어를 쓰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스펙이라는 명목으로 배워놓으면 보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어의 활용성이 0인 것에 비하면. (또르륵)
아무튼 시간들여 공부하는 만큼 증거를 남기고자 HSK도 준비하기로 했다. 언어학습과 어학시험 준비는 엄연히 다르지만 "증"은 언제나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니 나의 수준을 고려해서 올해는 3급을 따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HSK는 기초가 없으면 시작할 수 없기 때문에 먼저 기초 중국어를 배워야 했다.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선택한 시원스쿨 안태정 선생님의 <왕초보 중국어 프리패스> (홍보아님. 내돈내산)
왕초보 1, 2, 3탄과 단어 1~2탄, 회화 1~2탄으로 총 7개 코스를 100일동안 들을 수 있는 패키지이다. 2만원 추가하면 1년 동안 들을 수 있지만 기간을 너무 길게 잡으면 늘어져서 100일 짜리로 결정했다.
쉬운 영어의 원조 시원스쿨답게 이 강의도 최대한 쉽게 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먼저 한글 병음으로 읽는 법을 배우고 소리에 익숙해지면 문장을 연습하며 한자로 써진 중국어 표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성조 덕분에 노래교실에서 노래 배우듯 나름 재미있게 배우고 있다.
다음은 짧은 기간동안 중국어를 공부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봤다.
| 중국어 왕초보가 느낀 쉬운 점
1) 한국어와 문장구조가 비슷하다. (초급 기준)
중국어는 한국어와 영어의 문장구조를 섞어놓은 순서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일본어처럼 어순이 99% 똑같진 않지만 최소한 영어보다는 가깝다. 예를들어 평서문은 영어처럼 [주어 + 동사 + 명사] 이지만 의문문은 [주어 + 동사 + 의문사] 순으로 의문사가 맨 뒤에 온다. What과 How에 고통받던 한국인에는 가뭄의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예) 당신은 올해 몇살이세요? -> 你今年多大? (당신 / 금년 / 몇 살입니까?)
2) 한국어와 비슷한 단어가 있다
한국어에도 동일하게 사용되는 한자는 발음이 비슷해서 일부러 한국어를 다르게 발음한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리고 처음 보는 단어라도 한자를 보면 대강 뜻을 알 수 있다.
예) 총명하다 -> 총미응 (聪明)
운동 -> 윈똥 (运动)
3) 문장이 짧다
한자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글자라 그런지 중국어는 문장이 간결한 편이다. 양사나 보어 같은 게 있긴 하지만 한국어처럼 조사도 없고 영어처럼 접속사도 없어서 상대적으로 문장이 짧다. (어디까지나 초급기준)
예) 한국어 : 그는 커피를 마시고 나는 밥을 먹는다
중국어 : 他喝咖啡我吃饭
영어 : He drinks coffee and I eat meal.
4) 한자문화권 사람이 배우기 쉽다.
한자를 공유하고 발음이 비슷한 단어도 많기 때문에 한국사람이 서양권 사람보다 중국어를 배우는데 유리하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유교문화권이라 언어에 담긴 정서를 이해하기 쉬운 점, 고사성어나 삼국지 같은 덕질요소까지 더해지면 베이스가 풍부해진다.
| 중국어 왕초보가 느낀 어려운 점
1) 성조 (난이도 ★★★)
처음엔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했다!!! 근데 의외로 단어에 적용해서 따라하다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다른 강의는 1성, 2성, 3성, 4성을 '마'로 가르치는데 안태정쌤 강의는 단어에 적용해서 가르쳐서 감 잡기가 쉬웠다. 성조 하나 하나에 집중하기보다 문장의 전체적인 리듬을 익히는 게 중요한 것 같다.
2) 한자 (난이도 ★★☆)
이건 평소 본인의 한자 지식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일본어를 했기 때문에 한자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서 아직까지 한자 때문에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물론 간체는 내가 알고 있는 한자와 모양이 달라서 오히려 더 헷갈리긴 하지만; 간체는 획수가 적어서 상대적으로 외우기 간단하고 초급 과정은 어휘 수가 많지도 않다. 중학생 수준의 한자 지식이 있다면 중국어 초급과정은 부담없이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3) 발음이 비슷비슷하다 (난이도 ★★★)
중국어가 생각보다 발음 수가 적어서 같은 병음도 성조로 구별하는 언어인듯 하다. 그래서 단어를 외룰 때 무척 헷갈린다. (ex. 한국어에는 '진, 짐, 질, 집, 짓' 등 받침 배리에이션이 많지만 중국어는 받침이 없어서 '지' 를 성조 4개로 구별.)
4) 극한의 멀티테스킹 - 한자 따로, 발음 따로, 성조 따로 (난이도 ★★★★★)
성조는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한자 모양, 뜻, 음, 성조까지 멀티태스킹을 해야 하는게 어렵다. 새로운 문장과 단어를 배우면 문장 구조 기억하랴, 병음 기억하랴, 성조 챙기랴, 두뇌와 성대에서 지진이 일어난다. 그래서 강의를 들을 때 꼭 소리내서 따라해야 하고 복습하면서도 계속 소리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온라인 학습자들은 오프라인처럼 선생님의 피드백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스스로 철저히 해야 한다.
| 마치며
막연하게 중국어는 어렵다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작해보니까 재미도 있고 머리 터질만큼 외계어도 아니더라. 오히려 한국어와 비슷한 점을 많이 발견해서 자신감을 얻었다. 목표는 100일 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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