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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복지는 동료" 라는 말은 대자연의 진리이다. 연봉이 얼마고 복지가 얼마나 좋든지간에 동료와 합이 맞지 않으면 직장의 모든 장점이 리셋된다.

 

동료와 개인적인 성격이나 사적인 취향이 맞지 앉아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 그럭저럭 지낼만 하다. 그러나 일하는 방식이 안 맞거나 이상하면 회사생활이 고통스러워진다. 한 번만 해도 될 일을 두세번 하게 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일을 겨우 바로잡아놔도 그 수고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허탈함만 찾아온다.

 

내가 일로 피해받는 걸 싫어하다보니 나도 일로 피해는 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디자인 업무 특성상 항상 일의 중간단계에 있다보니 나는 과정에도 에너지를 쏟는 편이다. 중간이 어그러지면 나비효과처럼 되로 갚으려다 말로 갚아야 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과정을 투명하게 유지하고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 그게 내가 동료들에게 줄 수 있는 복지라고 생각한다.

 

 

 

| 프로그래머 유머로 본 IT업계의 협업

 

 

 

개발유튜버 판교 뚜벅쵸님의 이 영상이 너무 공감되어서 데려와 보았다. 내 일만 독립적으로 하면 되는 직무가 아닌 이상 모든 직장인들은 은퇴할 때까지 조별과제를 해야 한다. 특히 기디개(기획, 디자인, 개발) 삼각편대로 굴러가는 IT업계에서 일을 하려면 필수이다.

 

예를들어 기획서의 요건이 명확하지 않다고 치자. 의식이 있는 디자이너라면 우려되는 부분을 체크해서 기획자에게 기획서를 수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 체크하는 게 귀찮아서 또는 남한테 싫은 소리 하기 싫어서 기획서대로 디자인을 해서 개발에 넘기면,

 

"이렇게는 개발이 안 됩니다. 이 부분을 수정해야 되요."
"A 기능이 아니라 B 기능이 필요해요. 다시 디자인 해주세요."

 

 

라며 애써 한 디자인이 쓰레기통으로 가거나 추가 작업이 생겨서 스케줄이 꼬이는 경우가 발생한다. 삽질이 반복되면 작업자 사이에 불신이 싹튼다. 이 경험이 학습되면 '프로젝트가 제대로 굴러가는 꼴을 본 적이 없으니 대충해서 끝내자' 라는 마인드가 뿌리 깊어지고 수준 떨어지는 결과물만 만들어진다.

 

 

 

| 조별과제의 완성형 <토털싸커>

 

토털사커의 아이콘 요한 크루이프

 

조별과제의 끝판왕인 단체 스포츠 중에서도 토털사커는 조별과제의 이상적인 버전이다.

 

토털사커란 공격수들이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게 하고 공격시에는 포지션의 변화를 통해 수비수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 시켜 <전원 공격 전원 수비>를 하는 체제이다. 모든 선수는 넓은 시야로 경기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하고 이타심을 발휘해야 한다. 어느 한 부분이 어그러지면 토털사커는 성립되지 않는다. 스페셜리스트이자 제너럴리스트처럼 다방면으로 다재다능해야 한다.

 

회사에서도 토털싸커가 펼쳐진다면 좋겠건만 이건 희망편에서나 있는 일이고 현실은 절망편에 가깝다. 답답한 놈이 뛰게 된다. 그 답답한 놈이 내가 되면 고통이 시작된다.

 

합이 맞는 동료란 [일하는 방식]과 [일을 대하는 자세]가 맞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로 같이 일을 해보지 않는 이상 모른다는 점. 이 사람이 우리 팀에 맞는 사람인가, 이 회사가 나에게 맞는 회사인가는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이를 위해 수습제를 도입하는 회사들도 있으나 좋은 의도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보니 정답으로써는 부족하다. 결국 복불복에 의지해야 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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