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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4차산업혁명 시대이다. 여기저기서 개발을 모르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소리가 울려퍼지니 초등학생, 대학생, IT와 관련 없는 직장인까지 코딩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

 

딱히 개발자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일반인도 개발을 배워두면 취업에 유리할까? 라는 고민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비개발자 중에서 개발자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밥벌이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 주제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 한줄 요약 : NO

 

지금은 범위가 더 얕고 넓어졌지만 처음 이 블로그를 만든 이유는 개발 공부를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직업과 밀접한 자기계발이었고 자기효능감을 얻고 싶었고 그 증거를 남겨놓고 싶었다.

 

나는 컴퓨터사이언스 이론 살짝, 코딩의 기초만 살짝 맛본 수준이지만 디자이너로서는 굳이? 수준까지는 경험해 본 것 같다. 타입스크립트와 파이썬을 공부하고 PHP로 간단한 CLUD도 구축해 보았다. 활용도 제로인 정보처리기사까지 땄으니 <정보처리기사를 가진 100인의 디자이너> 라는 B급스런 명단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

 

디자이너와 개발자는 함께 일하다가 트러블이 생길 때가 많다. 서로의 분야를 모르고 쓰는 용어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평화롭게 일할 수 있습니다' 를 어필하기 위해 저런 이력을 내세우면 메리트 있게 봐주지 않을까란 기대 심리도 없지않아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다녀본 회사나 면접 자리에서 대부분 개발을 공부한 경험은 높이 사지 않았다. 열에 아홉은 아예 물어보지도 않는다.

 


 

채용 공고에 [디지털 또는 개발 이해도가 있는 사람] 이라는 항목을 넣는 회사가 많아지고 있다. 개발자와 얼굴 맞대고 일하는 디자이너, 기획자, 마케터가 아니더라도 앞으로는 일반 회사의 인사, 총무, 회계팀까지 개발자와 소통할 일이 늘어날 것이고 Jop Description은 점점 더 복잡해질 것이다.

 

개발 이해도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회사가 원하는 개발 이해도가 있는 사람은 일하면서 개발자랑 안 싸울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즉 협업능력이 필요하다는 뜻이지 직접 개발을 해봤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 개발자만 살아남는 시대?

 

사무직을 다 자르고 개발자만 뽑아서 재무, 회계, 인사, 영업, 마케팅까지 다 시키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하는 기사가 있었다. 기자의 어그로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일단 개발자한테 다른 일 시키면 뛰쳐나간다에 한 표 건다.

 

사람마다 직업마다 성향과 전문성이 다르기 때문에 무엇이 무엇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점점 기성산업의 사무직 TO는 줄어들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개발자들이 편리하고 신기한 물건을 만들어낼 수 있을진 몰라도 그걸 잘 포장해서 팔아먹는 적성은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연구실 밖으로 나가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안목은 부족할지도 모른다.

 

개발자로만 이뤄진 회사가 있다고 치자. 그들이 만든 제품을 대중들도 좋아할까. 기능적이기만 하면 못 생겨도 좋아라하는 감성 파괴자들이 만든 제품을? 이과 망했으면 드립이 왜 생겼는지 돌아보자.

 

지금의 만물이과설은 너무 과한 것 같다. 이게 사실이라면 세상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가 아니라 스티브 워즈니악이나 리누스 토발즈만 칭송하며 살지 않았을까.

 

 

리눅스 본사 (리누스 토발즈의 집에 마련된 작업실) / 출처: twitter @Footlog

 

 

| 바보야 문제는 논리력이야

 

[알고리즘의 예시]

- 아침에 잠을 깬다 → 옷을 입는다 → 회사에 간다 (o)

- 아침에 잠을 깬다 → 회사에 간다 → 옷을 입는다 (x)

 

올바른 절차를 통해 원하는 결과에 이르게 하는 것, 옷도 안 입고 출근하는 변태를 만들지 않는 것, 이게 알고리즘의 전부이다. 알고리즘이 쌓여 소프트웨어가 되고 소프트웨어를 설계하고 만들고 관리하는 것을 통칭 개발이라고 한다.

 

비개발자인 우리에게 중요한 덕목은 논리대로 비약 없이 개발에 요청하고 소통하는 능력이다.

 

그때 그때 기분따라 공구리 치는 습관으로는 경쟁력을 얻기 힘든 시대이다. 기본적인 논리력을 가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A에서 B를 통해 C라는 결론이 나왔다 같은 논리적인 시야를 녹여낸 증거물을 차곡차곡 쌓아 나간다면 향후 커리어에 큰 이점이 되지 않을까. 조금 더 욕심을 내보면 공장 견학을 가듯 개발이란 게 어떻게 흘러가고 왜 도구(개발언어)가 이렇게 생겼는지 체험해보는 것은 매우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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