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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프로토타이핑 툴은 ProtoPie에 안착했다. 원래는 Principle을 밀고 있었고 ProtoPie는 1년 전 쯤 테스트로 써본 게 다인데 새 버전이 나왔다길래 트라이얼 기간동안 써보고 이사가기로 마음 먹었다.

 

| Principle 대신 ProtoPie를 선택한 5가지 이유

Principle (출처: Prototypr.io Blog)

 

ProtoPie (출처: protopie.io)

1. 타임라인 기능

Principle의 장점은 타임라인인데 ProtoPie에서도 타임라인이 제공된다. 그래서 더이상 Principle을 쓸 이유를 못 느껴서 단번에 갈아탔다. 하지만 같은 타임라인이어도 차이는 있다. Principle은 모든 스크린 프리뷰를 타임라인에 제공해서 전체 플로우를 넓게 볼 수 있고 ProtoPie는 개별화면의 마이크로 인터랙션에 더 치중할 수 있다.

 

2. 훌륭한 무료 튜토리얼 제공

ProtoPie는 공식사이트에 튜토리얼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기본 튜토리얼뿐만 아니라 외부 서포터즈들의 Advanced 코스도 제공된다. 반면에 Principle을 배우기 위해서 유튜브를 뒤졌는데 개인이 진행하는 강좌는 중구난방이라 Udemy에서 유료강의를 들어야 했다.

 

3. 수치화를 통한 개발자와의 협업 편의성

두 프로그램 모두 인터랙션을 직관적인 숫자로 제어할 수 있다. 그러나 Principle는 중간단계를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눈으로 볼 때 괜찮은 '해당 모션'을 구현하기 위한 정확한 수치를 얻을 수는 없다. 반면 ProtoPie는 철저히 수치화되어 있고 코드화하기 쉬운 직관적인 UI이기 때문에 개발자와 협업하는데 있어서는 ProtoPie가 유리하다.

 

4. 한국에서의 높은 점유율

어떤 구인공고를 봐도 프로토파이는 빠지지 않는다. 한국 회사 제품이라 한국시장 영업에 유리한 측면도 크겠지만 결정적 이유는 Windows와 Mac OS를 모두 지원하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그러나 Principle을 주력으로 쓰는 국내 회사는 많지 않다. 물론 해외취업이 목적이라면 Principle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5. Principle의 치명적인 단점 - 이름이 같은 레이어가 있으면 애니메이션을 뒤죽박죽 만듬

이름이 같은 레이어가 있으면 애니메이션을 제멋대로 섞어서 이상한 결과를 만든다. 스케치 작업 시 레이어를 복사, 수정해서 쓰는 경우가 많아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 문제가 발생하면 스케치로 돌아가서 중복된 레이어 이름을 수정하고 다시 임포트하고 무한반복해야 한다. 할많하않.

 

| ProtoPie의 아쉬운 점

1. 피할 수 없는 노가다

원하는 인터랙션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한땀 한땀 트리거와 레스폰스를 쌓아올려야 한다. 화면에 주르륵 쌓여가는 탭들을 보면 원시적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이건 모든 프로토타이핑 툴의 단점이다. 가장 아쉬운 점은 리스폰스가 적용된 오브젝트 프리뷰가 손톱만하게 표시되는데 알아보기 힘들어서 직관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런 노가다에도 불구하고 코드 한 줄 못 짜도 인터랙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2. 자바스크립트를 공부해야 한다 (필수 아님)

기본 트리거만 잘 써도 무리가 없지만 디테일한 시뮬레이션을 하려면 고급 기능을 써야 한다. 이 때 필요한 개념이 자바스크립트와 흡사하다. Condition과 Range는 자바스크립트의 IF문과 같고 Variables과 Formula는 변수, 메소드, 프로퍼티와 동일한 개념이라 몇 번 따라해보면 원리를 금방 파악할 수 있다. 이 때 필요한 수준은 생활코딩에 있는 기본개념만 이해되면 되는 정도의 수준이다.

하지만 나는 때려죽여도 자바스크립트는 공부하기 싫다 하시는 분들은 기본 트리거에 집중하자. 어차피 프로토파이핑은 과정에서 쓰고 버려질 수단일 뿐이다.

 

3. 2% 부족한 자유도

이건 좀 주관적인 감상인데 자유도가 묘하게 떨어진다. 사용자가 오류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이건 오류야!" 라는 리액션을 하는게 보통의 프로그램이라면 ProtoPie는 독특한 선택을 하는 유저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과한 친절함을 지녔다. 물론 오류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은 훌륭한 UX 기준점 중 하나이다.

 

그런데 Protopie의 경우, 내 기준에서는 묘한 위화감을 준다. 제작자 임의로 예상한 인터랙션의 경우의 수를 다 펼쳐놓고 임의로 카테고리별로 묶은 다음, 짜놓은 틀을 제공한다는 인상을 준다. 예를 들어 "케찹은 김밥에 뿌리면 안돼. 니가 케찹 뿌리고 싶을 때 김밥은 치워둘게" 라고 말하는 식이다. 케찹을 김밥에도 뿌려보고도 싶은 사람의 호기심따윈 처음부터 용납하지 않는다. 완벽히 자동화가 되었다기보다 장막 뒤 사람의 의지가 더 많이 느껴진달까.

 

 

비유하자면 이런 ATM 느낌? 악의 없음.

제작사 대표님도 디자이너시고 디자이너의 의지가 담긴 프로그램이기 때문인지 확실히 어프로치가 다르게 다가온다. 

아무렴 어떤가. 모로가든 현금만 제대로 나오면 되는 것을!

 

프로토파이 땡큐. 결제 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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