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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상품썸네일단에 대한 고객관점에서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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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때 한 대형포털의 운영작업을 한 적이 있다. 촘촘하게 매겨진 가이드에서 한 치의 오차라도 발생하면 절대 검수가 통과되지 않았다. 네모칸 안에 인물 사진을 넣을 때 테두리에서 정수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나까지 체크했다. 대한민국 대다수가 하루 한 번 이상은 볼 그 포털이 물 밑에서 그렇게 '별 거 아닌 일'로 깐깐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거의 모든 대형 사이트, 아니 관리가 치밀하게 되고 있는 중소사이트도 같을 것이다.
좋아보이는 것의 비밀은 이렇게 티나지 않는 노고에 있다. 그 작업은 삽질도 많았고 때로는 자존심을 상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가이드의 중요성을 배운 훌륭한 경험이었다.
이후 가이드라인의 정립과 통제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다. 여러 명의 작업자가 각개전투로 움직일 때 컨트롤타워 없이 뇌피셜로 일하는 건 망함의 지름길이다. 귀찮으니까 한 두 번 넘어가고 미루다보면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디자인은 망가진다. 각자 자기 나름대로 통일성을 관리하면 양반이지만 개인의 성실함과 센스에 기대기엔 위험부담이 크다. 물론 사이트 디자인이 어떻게 망가지든 상품이야 팔 수 있지만 말이다.
이런 개인적인 경험과 디자인학도로서의 자존심 때문에 가이드가 정립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 일을 하면 속앓이를 한다. 그렇지만 혼자 발버둥친다고 되는 일이 아니더라. 회사의 방침과 운영 프로세스가 중요하다. 비전문가의 개입이 당연시 되는 곳에서 프로세스를 바꾸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주도권이 오롯이 디자인팀에 주어진다한들 단기간에 체질개선을 하려면 리더가 심각성을 깨닫고 강력히 끌고 나가야 한다. 모든 월급쟁이 디자이너가 자기주도학습으로 그 귀찮은 작업을 하려는 사명감에 가득찬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단추를 잘 꿰어야 하고 지속적으로 감사를 해야한다.
최근에 모 온라인쇼핑몰의 상품 섬네일 가이드라인을 봤는데 매우 자세히 서술되어 있어서 감탄했다. 이런 가이드라인의 치밀함은 광고배너보다 상품 섬네일이 월등히 높다. 왜 이커머스가 온라인 디자인의 최전선인지 새삼 느낀다.
그런데 이런 부분은 운영 업무를 해보지 않은 디자이너에게는 피상적일 수도 있다.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으나 사이트가 운영하며 수고로움을 감수하는 내 동료까지 고려한다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디자이너라면, 커리어가 중구난방이 되지 않는 선에서, 이 업무 저 업무를 돌아보는 것도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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